2015년 1월 21일 수요일

freeciv #3 - 손자병법으로 보는 패인 분석




터키 #2 - 러시아가 터키를 싫어합니다!

에 이어서.




<손자병법>을 보다가 느낀 점이, '지는 쪽은 이유가 있구나'라는 것이다.



단지 게임일 뿐이지만,  내가 처음엔 이기다가 왜 나중엔 졌는지 이유를 몇 가지 알게 되어서 적어보기로 한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와닿지 않았던 것들


1. 오래 끌면 불리하다

"싸움을 오래 끌면 병사들이 피로하여 날카로움이 꺾이게 되고, 성을 공격할 때 군사력이 크게 소모되며, 군대가 오랫동안 나라 밖에 주둔하면 나라의 재정이 부족해진다."

손자병법 2편 '작전' 편에 나오는 말이다...


전쟁 초기엔 이렇게 고무적이었지만...


섣불리 공성전을 하고 싸움이 길어지면서 공격자가 불리한 쪽으로 전세역전

정말 딱 저 말이 맞다는 걸 체감했다.

적 도시에 성벽이 있는데 성급하게 포위공격을 하고(적 도시 하나를 이미 쉽게 점령한 것 때문에 다음번도 쉬울거라 생각하고 자만함),


계속 군대를 바깥으로 내몰고, 내 도시들에선 그만큼 내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생산만 해서 기술적으로 추월당함.


수적으로 분명 처음엔 우월했는데 공성전이 계속 실패하면서 장기국면으로 진입하자 방어자가 더 유리해졌다.


왜 한국사를 보면 수나라, 당나라 애들이 고구려를 치겠다며 대군을 끌고 왔을 때 고구려 측은 성 안에서 농성하면서  버티니까 결국 이기는 그런 거랄까?


'수 양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면서 고구려를 여러 차례에 걸쳐 공격했지만, 속전속결하지 못하여 결국 진퇴양난에 빠졌다. 여러 해동안 계속된 전쟁으로 수나라 백성들은 피폐한 삶을 살았고, 나중엔 수나라 각지에서 농민 봉기, 반란 등이 일어났다. 양제는 결국 수나라 왕조에 반대하던 이들에게 살해당하고, 얼마 지나서 수나라는 멸망했다.'(글 맨 아래 참고한 책 2번 36-39p.)


장기전이 되면 공격자는 성급해지고, 그러면서 지는 싸움을 걸어서 결국에 지는 것 같다.


가만보면 롤(LOL)도 비슷한듯. 역전이 나오는 경우는  장기전 상황에서 유리한 쪽이 조급하게 공격했다가 마무리 당하고, 결국 넥서스를 내주는 상황이 많으니까.







2. 최하의 방법은 공성전

"전쟁에서 최상의 전법은 적의 모략을 깨뜨리는 것이며, 그다음이 적의 외교를 끊어놓는 것이며, 그 다음이 적의 군대를 치는 것이며, 최하의 방법은 적의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 <손자병법> 제3편, '모공(謀攻)'

1번에서 다뤘던 내용이다.


나는 특별한 전략 없이 무작정 밀고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적 성에 병력을 쏟아부으면 이기겠지' 했던 거다.



공성은 "네 가지 방법 중 가장 하책이어서 손무마저도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에 부득이하게 쓰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고 되어 있다.(글 맨 아래 참고한 책 1번 144p.)

또한 "공격을 오래 감행했음에도 승리하지 못하면 장수는 초조함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렇게 하고도 성을 무너뜨리지 못할 수도 있으니, 어찌 하책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고 하고 있다.



정말 딱~~ 내가  지고 나서 느끼는 점 중 하나다.





"손무의 이러한 전쟁 철학은 전쟁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바람직한 방향을 기본 관점으로 (...)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진정한 승리란 무엇인가?" (참고한 책 1번 145p.)








3. 한 번 이긴 전술을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


처음 Volgograd를 점령할 때는 물론 공성전을 했다.

그런데 그때는 운이 좋게도, 상대방이 해당 도시에 병력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여서 가능했다.



나는 두 번째 도시를 공격할 때도 첫 번째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컴퓨터는 단순할테니까 똑같이 하면 되겠지 ㅋㅋ'하다가 망한 거다.


"한번 승리한 방법은 다시 쓰지 말고, 적의 형세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를 주어야 한다." -<손자병법> 제 6편 '허실(虛實)'편

이긴 전술을 다시 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완벽하게 같은 상황이 재현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참고한 책 1번 265p.)









정리

크게 지고 나서 느끼는 점이, 그냥 이건 게임에 불과하지만, 지도자가 결정을 잘못 내리면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과, 목숨이 낭비되는지 알게 됐다는 거다.



"전투에서 승리해 적군의 영토를 점령했다고 해도 전쟁의 성과를 공고히 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하다. 이러한 상황을 '비류(費留, 괜한 국가의 인력과 재산을 소모하여 군대를 외지에 머물게 한다는 뜻)'라고 부른다. (...)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득이 있을 때 전쟁을 하고 이득이 없을 때는 군사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 군주는 일시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되며, 장수는 한때의 원한으로 적과 싸워서는 안 된다." (2번 책, 292쪽)

돌이켜 보면, 러시아가 먼저 선전포고를 했다고 바로 공격하는 건 너무 성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국경지대에 성벽을 쌓아두고 방어만 하면서, 영토를 동쪽으로 확장했어야 됐는데, 러시아가 내 공격을 막으면서 북쪽으로 영토를 늘려가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걸 간과했다.


러시아가 내 공격을 막으면서 북쪽으로 영토를 늘려가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걸 간과했다



처음엔 상위권이었는데... ㅠ "군대가 오랫동안 나라 밖에 주둔하면 나라의 재정이 부족해진다."

뭐 앞으로는... 새로 정착한 아라비아 반도에서 그냥 처음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살아야지...

앞으로는 뻘짓하지 말고 신중해져야겠다... ㅋ









참고한 책

1. <손자병법>, 이현서 평역, 청아출판사(2014)
2. <그림으로 읽는 손자병법>, 마이푸 편저, 김영경 옮김, 봄풀출판(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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