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1일 토요일

훈련소 일기 9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어제 했던 구령 대회 포상으로 PX 이용을 허락받았다. 분대당 3만원 이내로 간식을 사 먹게 됐다. 우리 분대는 미리 이웃분대인 1분대와 나눠먹기로 해서 최대한 많이 3만원어치를 샀다.

  그런데 간식을 생활관에서가 아닌, 중대장실에서 먹게 하고 남는 간식은 못 가져가게 해버려서 우리 2분대 혼자 두 분대 분량의 과자를 먹어야 했다. 게다가 우리 훈련병들은 초콜릿이 몹시 궁한 상태라서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꽤 많이 산 상태였다.

  처음 먹기 시작할 때는 의욕이 넘쳤다. 정말 '포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한 십분 쯤 지나자, 포상이 아니라 벌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너무 느끼하고 독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먹은 것들 중 가장 먹기 힘든 것들은 다이제, 자유시간(카라멜 든 것 말고 초코쿠키로 된 것), 리얼초코, 몽쉘 카카오였다. (가나초콜릿 큰 것도 있었다) 너무 독해서 토할 것 같았다. 음료수도 같이 마셨지만 역부족이었다. 괴로워서 남은 걸 버리고 싶었지만 너무 아까워서 모두들 끝까지 먹었다. 훈련 과정 중에 '위 단련 훈련도 있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국 꾸역꾸역 다 밀어넣고 중대장실을 나왔는데, 점심시간이 됐다며 점심 먹으러 가라는 게 아닌가... 춘천우유가 너무 그리웠다. 느끼해 죽겠는데 음료수가 탄산음료 두 병에 알로에 쥬스였다니. 배식할 때 양을 정말 조금 받아 먹었다. 급식 양을 줄여서 받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안 그러면 정말 토했을 지 모른다. 다음에 만약 PX갈 기회가 생긴다면, 과자는 적당히 사 먹어야겠다. 종교활동 가서 받는 몽쉘 두 개가 산더미같은 간식보다 더 낫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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