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6일 금요일

훈련소 일기 15 - 군대에서 짜증나는 것 2

  연좌제 말고 또 짜증나는 건 여러가지 청소류 작업이다. 총기손질, 담당구역 청소, 관물대 정리, 군장 정리, 모포, 침낭 등 먼지털기 등등...

  총기손질의 경우엔 그걸 하다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몸살까지 걸릴 정도로 싫다. 총기의 탄매(까만 화약 재)를 다 닦아내고 검사를 받아야 쉬게 해주는데, 이게 말이 쉽지, 면봉같이 작은 걸로 구멍이란 구멍은 대부분 쑤셔서 까만 게 나오면 다시 닦게 한다.

  담당구역 청소도 먼지하나 안 보이도록 닦아야 하고,(물론 검사를 빡세게 하지 않을 때도 있다) 관물대에 세탁물도 보이면 안 된다. 옷걸이에 전투복도 가지런히 한쪽 팔을 접어두어야 되고, 군장이나 모포에 먼지나 흙이 묻어도 안 된다. 또 전투화도 있다. 훈련을 한번 마치면 까맣던 전투화가 흙과 진흙 투성이가 되고, 긁혀서 하얗게 상처가 난다. 이걸 구두솔로 털고 구두약을 펴 발라 광택이 나게 만들어야 한다.

  국방의 의무라길래 나라만 지키면 되는 줄 알았는데, 총 한번 쏠 때마다 결벽증 환자가 될 것처럼 손질 솔로 총을 박박 닦는 등 자질부레한 일까지 해야하다니, 군대는 참 기이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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