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1일 월요일

이등병 일기 11 - 먹던 과자 짬처리 / 연등 잡담 간략 메모 / 전입신병 집체교육 첫날

2015.5.2.토
(먹던 과자 짬처리)
  전날에 생활관에서 뭘 먹다 여러번 혼나서, TV 연등이 끝난 다음날에 남은 과자들을 아예 걸릴 꼬투리를 남기지 않기 위해 먹어치워버리기로 했다. 나와 허 이병이 과자를 먹고 싶은 의사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차례에 걸쳐 주머니에 먹을 걸 담아서 다목적실까지 운반한 뒤 짬처리를 했다.

  나쵸와 초코파이 여러 개, 시리얼(연두색 플라스틱 통에 든 건데 이름이 기억 안 난다)을 가져가서 먹었다. 여유롭게 먹으면 맛도 있겠지만, 아침밥을 먹은 상태인데다가 곧 동아리 활동이 시작되는 시간이라 먹고 씻기도 해야 해서 서둘러 먹었고, 맛이 있다기보다 정말 말 그대로 '짬처리'하는 기분이었다. 이제 당분간은 PX가서 뭘 사먹는 일이 잘 없을 것 같다.







2015.5.8.토
(연등 잡담 간략 메모)
  구 상병님, 임 상병님과 야간 공부연등 시간에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함. 임 상병님과 같이 영어 원서를 읽다가 역사 얘기, 이승만 대통령 얘기를 했는데 당직부사관 하시던 구 상병님도 끼게 된 것. 이후 새벽 두 시 반부터 두시간동안(원래 한 시간 반인데 후번 불침번과 30분빵을 해서 져서 30분 더 함. 이 날 이 상병님이 감기에 걸린 상태였는데 내가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거라 죄송했음) 이 상병님과 휴가 때 여행 간 얘기, 선임들에 대한 얘기, 간부들 얘기, 전출이나 군 생활에 대한 얘기, 각자 장래에 대한 고민 얘기 등 많은 대화를 함.






2015.5.11.월
(전입신병 집체교육 첫날)
  오늘부터 2주간 전입신병 주특기 집체교육을 한다. 운좋게도 우리 대대가 교육대 역할도 하기 때문에 나는 그냥 짐을 싸서 같은 건물 4층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됐다.

  짐을 싸서 올라갔고, 신고식을 하고 폭파 과목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처음엔 별로 재미가 없었다. 처음번 조교가 잘 못 가르치고 대충대충 넘어가고 부연설명 없이 거의 PPT자료를 읽는 정도만 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교육을 한 조교는 설명을 잘 했다. 사례도 많이 들고 이유도 잘 이야기했다. 폭파 과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만 했다.

  교육이 끝나고 실습 시간이 됐다. 실습은 도화선(?) 매듭 묶는 걸 했다. 바로매기, 소말뚝매기, 눕혀 통달아매기, 홀쳐매기 네 가지를 제한시간 내로 끝내는 것이 과제였다. 천천히 하는 건 쉬웠는데 빨리 하는 건 자꾸 줄이 꼬여서 어려웠고 평가를 볼 때 계속 불합격을 받았다. 나중엔 좀 짜증났는데 다행히 몇 시간 쉬고 저녁먹고 평가를 보라고 해서 기분이 나아진 상태로 볼 수 있었다.

  이번 주특기 교육에서 난 포상까지 바라지 않는다. 그냥 새로운 걸 할 줄 아는 정도까지만 배우고 내려갈 계획이다. 포기하지는 않고, 충분히 배우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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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1. 백두신교대 이후 심장이 쫄깃``거리는 단어들이.. 줄줄이 ㅠㅜ
    됐쏘~ 거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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