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9일 화요일

이등병 일기 12 - 최선을 다하는 건 어렵다 / 취사병이 해주는 밥은 왜 맛이 없다고 할까 / 게임도 공부도... 세상에 공짜는 없다

2015.5.14.목
(최선을 다하는 건 어렵다)
  말이 쉽고 실천하기 어려운 게 이거같다. 좀 힘들면 '이 정도 했으면 최선을 다했지'하면서 낮잠을 자거나, 나중에 한다고 하고 자꾸 미루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기 때문이다.

  오늘 일일평가는 주요 폭약들의 특성같은 걸 외우는 겨였다. 나는 요 며칠 사이 입에 염증이 나고 괜히 피곤해서 공부를 열심히 안 했다. 좀 무리하면 감기몸살이 걸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일평가에 떨어지고 나니까, 그게 그냥 핑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곤하고 졸려도 '조금씩이라도 할걸'하고 후회했다. 객관적으로 말해서, 공부 좀 더 한다고 죽는 일은 없는데 난 너무 몸을 사렸다.

  앞으로 게으름 나고 놀고 싶어질 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될지 자꾸 생각해서 부지런하게 살도록 해야겠다.







2015.5.18.월
(취사병이 해주는 밥은 왜 맛이 없다고 할까)
  나는 별로 입이 짧지 않아서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오늘 '정글의 법칙'을 보는데 뭘 먹는 장면을 많이 봤다. 대왕조개, 갑오징어, 생선 등을 노릇노릇 익혀서 통통한 살을 베어 먹는 장면을 많이 봤다. 생활관에 있는 사람 모두가 감탄하면서 입맛을 다셨다.

  보다보니 참 이상했다. 저런 정글에서 찔끔찔끔 먹는 게 맛은 있겠지만, 별로 양이 안 찰 것 같았는데, 거기서 먹는 음식은 부러워하고 군대 급식은 별로 맛 없다고 하는 게 그랬다. 군대 급식은 이 정도면 맛 있는 편이고, 양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데다가, TV에 나오는 재료들이 대부분 나와서 별로 부러워할 필요가 없는데도 이상하게 자꾸 TV에 나오는 게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게 이 경우도 마찬가지인걸까? 저 상황에 처하면 TV속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겠지만, 지금은 굳이 부러워할 필요가 없었다. 매일매일 밥을 해주는 취사병들에게 감사할 줄 알고, 급식의 질도 이정도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하겠다. 너무 당연하게 나오는 밥이라 소중함을 못 느낄 수 있지만, 자꾸 이걸 의식하도록 해야겠다.







2015.5.19.화
(게임도 공부도... 세상에 공짜는 없다)
  뭔가 배우는 건 정말 오래 걸리는 일이다. 게임도 똑같다. 시간이나 돈을 투자해야 한다. 일과 시간이 끝나고 하스스톤 게임 경기를 보다가 한번 배워볼까 하다가 든 생각이다.

  게임을 배우는데 시간 투자하는 건 지금보니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게임을 줄이고 다른 쓸모있는 걸 배우는데 투자하자. 게임은 친구들끼리 할 때만 가끔 하는 정도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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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1. 저런 생각을 엿보고 있으면 .. `어른`` 같으오!
    어른이 되어가고있는 여정에서 금덩어리에도 견줄 수없는 귀한 `깨달음``
    성취하길 진정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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