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5일 금요일

일병 일기 4 - 시간과 생각의 퇴소행군

행군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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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PARTURE 


  유격 퇴소행군을 하게 됐다. 이날 유격 복귀한 인원도 있고 다른 일 하느라 지친 사람도 있어서 중대장님이 군장을 너무 무겁게 싸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그래도 얼마나 힘든지 호기심이 있었고 실전 상황에서는 어차피 완전군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 아직 못 받은 텐트와 지주핀을 제외한 모든 물품을 쌌다. 그러다가 잠시 집합해서 코스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데, 오르막이 심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야전삽과 침낭은 뺐다. 체력이 아주 좋은 게 아닌데 괜히 많이 넣었다가 나 때문에 행군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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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ARLY PERIOD


  처음 출발하고 나서 큰 도로를 따라 약간 가다가 벗어나서 도로 아래 통로를 지나 집들 몇 채가 모여있는 곳으로 갔다. 맨날 다니던 곳만 차로 다니다가 걸어서 생판 모르는 곳을 지나가니까 왠지 여행하는 느낌이 들고 좋았다. 얼마간 마을 있는 데를 지나 계속 걸으니 점점 도로가 산속으로 이어져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때까지는 힘들지 않아서 주변 경관을 구경하고, 도로나 댐, 지형같은 것들을 관찰하면서 갔다.

대강 이런 풍경이었음
https://farm9.staticflickr.com/8380/8516402570_87e7a0d177_b_d.jpg (CC BY-SA 2.0)


  행군 코스를 따라갈수록 주변 풍경이 점점 더 멋있어졌다.  우리 행군 대열은 크고 작은 산들에 둘러싸여 마치 우리가 열을 만들어 지나가는 작은 개미떼처럼 느껴졌고, 적막 강산 속에서 인간들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됐다. 숲이 참 울창하고 아름다웠다. 세모꼴로 일관성있는 모양으로 생긴 침엽수림이 넓은 면적에 빼곡히 메꿔져 있는 것이 마치 러시아나 유럽의 숲 모습같기도 하고,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숲같기도 했다. 내가 여태 강원도에 있었지만 이번이야말로 진짜 강원도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삼림이 아름답고 웅장했다. 특히 사람이 거의 없어서 고요하고 적막해서 더욱 자연의 거대함이 느껴졌던 것 같다. 가다가 어떤 부대 주둔지를 봤는데, 넓은 지역에 걸쳐 있는데도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아서 신기했다. 그곳의 시설이 지은지 얼마 안 된 것처럼 보이고, 산 위에 민간 거주지나 상업지역도 없이 달랑 혼자 있어서 마치 영화속에 나오는 비밀기지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기서 군복무하는 사람들은 좀 외롭거나 심심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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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LOPES


  몇번 오르락 내리락 가벼운 경사지역을 통과하고 나니까 선임들이 이 행군 코스 중 가장 어렵다고 하는, 오르막이 연속으로 있는 곳에 다다랐다. 그 구간 직전에 근처 공터에서 잠깐 쉬고 다시 행군을 시작했는데 미칠듯이 힘든 건 아니어도 지속적으로 힘든 건 있었다. 신교대가 백두산 신병교육대였는데 그때의 행군 코스에 비하면 경사가 심한 건 아니었다. 백두산 신교대에서 이미 단련돼서 그런 것도 있고, 자대 와서 체력단련을 꾸준히 해서 그런지 아예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힘든 길은 아니라고 느꼈다. 속으로 힘들때마다 '신교대때의 난코스도 통과한 내가 이 정도에 포기할 수는 없지'하기도 하고, '한번 백두인은 영원한 백두인'이라는 약간은 촌스럽지만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신교대 부심(?)을 떠올리며 꿋꿋이 버텼다.(참... 그게 뭐라고, 지금 생각하면 쪽팔리면서도 쓸모있었던 구호라고 느껴진다) 또 유격 때 교관이 했던 말도 떠올랐다. '싸움은 대개 안 좋은 것인 경우가 많지만 딱 한 가지 좋은 싸움이 있다. 바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맞는 말인 것 같다.(지금 써놓고 보니 오글거리는데 그 상황을 이겨낼 힘을 주는 유용함이 있었으니 오글거린다 해도 상관없다)

  오르막을 계속 올라가니까 군장때문에 어깨가 아팠다. 보급받은 군장의 가방끈이 군장용 끈이 아니라 X반도라서 목 주위와 어깨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땀도 많이 나서 전투복 상의 앞주머니에 넣어뒀던 수첩과 임무카드가 눅눅해지기도 했다. 머리에도 땀이 나서 방탄헬멧 안쪽에 물이 잔뜩 고이고 그게 모였다가 헬멧의 챙 부분을 타고 자꾸 안경 렌즈로 떨어져 시야를 가렸다. 그래서 나중엔 땀을 닦으려고 가져갔던 손수건을 정사각형 모양으로 접은 다음, 정수리 위에 올리고 그 위에 헬멧을 썼다. 그렇게 하자 땀이 시야를 가리는 일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대신 휴식시간에 방탄헬멧을 벗어서 보면 손수건이 축축하게 포화상태가 되어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오르막 코스는 상당히 길게 느껴졌다. 코스가 굽이치는 부분이 있는데 그때마다 다음 길이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나무들이 커브길을 가렸기 때문이다. 앞이 안 보이고 예전에 와본 길도 아니다보니까, 올라가면서 '부디 커브를 지나면 평지거나 내리막이었으면...'하고 바라게 되었다. '이번만 지나면 내리막길이다... 계속 오르막일 리가 없어...'하면서 희망적인 생각을 계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오르막은 계속 나왔다. 도로를 설계한 사람이 야속했다. 요즘 차가 좋다고 아예 오르막만 만든걸까? 설계하다가 귀찮아서 곡선으로 서서히 올라가는 길 말고 그냥 쭉 이어버린걸까? 한참을 올라가기만 하니까 생각하고 기대하는 데 쓰는 에너지도 아까워서 무념무상 내 발만 쳐다보면서 산을 올랐다. 오르막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지 않기 위해서기도 했다. 경계근무 할 때 시계를 안 보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공부할 때도 이렇게 하면 집중, 몰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거란 생각도 들었다. 진도가 얼마나 남았는지 보는 것과 얼마나 공부했는지 보는 행동이 종종 공부를 지루하게 만드니까.

  힘든 상황에 처하니까 동기들 생각도 났다. 분대끼리 행군해서 다 뿔뿔이 흩어진 것이다. '다들 어디 있을까, 잘 따라오고 있겠지'하는 생각이 가끔 났다. 휴식을 취할 때 동기들 모습이 간혹 보였다. 허 일병은 담배를 가져왔는데 선임들한테 많이 뜯겼다.(나중에 선임들이 갚았던가 그랬다) 허 일병이 면회 외박 갔다온지 얼마 안 돼서 담배를 좀 가지고 있었던 반면, 유격 기간동안 PX가 안 열려서 대부분의 선임들은 담배가 떨어져 있었는데 그때 마침 허 일병이 담배를 꺼냈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다. 그 허망한 표정을 바라보는 것이 비흡연자인 나로서는 아주 재미있었다. ㅋ 그 외에도 이 일병이 '허니버터 아몬드'라는 허니버터칩 비슷한 물건을 가져왔는데, 역시 순식간에 그 아몬드가 멸종되어버렸다. 어떤 선임이 "그거 혹시 행군하느라 전부 지쳐있는데 몰래 한 두개씩 먹으려고 가져온건 아니지? 분명 나눠먹으려고 가져왔을거야~"하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이 일병이 허니버터 아몬드를 봉지째 갖고 있다는 사실을 중대 전체에 어필해서 이 일병의 퇴로를 차단했고, 그 바람에 모두가 히죽거리면서 즐겁게 이 일병의 소중하고 구하기 힘들다는 허니버터아몬드를 나누어 먹었다.

  휴식을 하고 나면 땀이 식고 증발하면서 추워졌다. 너무 힘든 코스가 아니라면 한번정도 덜 쉬어도 됐을 것 같았는데 나보다 체력이 안 좋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이해할 수 있었다.


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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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TS 

뭐... 그렇다고 방독면까지 썼던 건 아니고...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d/d1/Battalion_march_with_gas_mask.jpg/1280px-Battalion_march_with_gas_mask.jpg (퍼블릭 도메인)


  오르막 난코스가 끝나자 이후로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 펼쳐졌다. 이제 경사가 아닌, 거리와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저녁 먹을 시간이 돼서 길에서 벗어나 공터에 열을 맞춰 군장을 내리고 앉았다. 밥은 부대에 남아있던 환자들과 5대기 인원들이 만들어 온 것 같았다. 봉지에 싸인 주먹밥과 생수 작은 것 한병씩이 지급됐다. 배가 몹시 고팠는데 주먹밥 덩어리가 상당히 크게 만들어져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적당히 양념도 되어 있어서 맛도 있었다. 평상시라면 밥 먹을 때 물은 잘 안 마시는데 이날은 이상하게 물을 동시에 들이켜면서 주먹밥을 먹었다. 다 먹고 나니 가다가 토하는 게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다행히 위장이 제 역할을 잘 해주어서 처음에만 트림이 나고 나중엔 괜찮아졌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계속 행군을 했다. 도로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주변에 민가 하나 없고 그렇다고 논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숲만 잔뜩 우거져 있거나 사람 흔적 거의 없는 풀밭이나 공터만 나와서 도대체 이 길고, 넓은 면적의 지역을 통과하는 포장도로가 뭐와 뭐를 연결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고 오직 강원도의 삼림 속에 개미떼처럼 걸어가는 우리만 있었다. 우주여행을 한다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별과 별 사이의 거리는 엄청 먼데 한쪽에서 다른쪽으로 갈 때 엄청나게 넓은 공간에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멋진 우주배경만 보이니까 왠지 비슷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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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IGHT MARCH 



  행군을 오래 하다보니 밤이 됐다. 처음엔 별로 안 어두워서 대부분의 지형지물이 보였는데 시간이 더 되니까 숲속에 누군가 매복해있다면 절대 모를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어두웠다. 행군 후반부엔 드문드문 집들이 보이고, 밭이 있다던지 사람 사는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방은 계속 쥐죽은 듯 조용했고(이 중사님의 핸드폰 노랫소리, 다른 병사들이 흥얼거리며 부르는 노랫소리를 제외하면) 그래서 불꺼진 집들을 지나갈 때마다 '저기서 하루 일과를 마친 사람들이 편하게 누워서 쉬고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꼈다. 완전히 날이 깜깜해졌을 때는 가로등이 드문드문 켜 있고 다른 빛이라고는 가끔 지나가는 차의 전조등이나, 간부들이 들고 있는 경광봉 빛 같은 게 전부였는데, 이때 보이는 어떤 집들은 귀신 나오는 집처럼 으으스해 보였다. 만화캐릭터 조각상들이 큼지막히 몇 개 마당에 있는 집이 있었는데, 낮에 봤으면 괜찮게 보였겠지만 밤에 보니 괴기스럽게 보였다. 혼자 그 길을 갔다면 조각상들이 깨어나서 뒤쫓아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외국 게임중에 프레디의 뭐시긴가 있는데 그 게임에서 나오는 이상하게 생긴 동물 인형 탈들이 떠올랐다.

  어떤 농장을 지나갈 때는 왠지 전쟁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밭이 넓게 계단식으로 펼쳐져 있고, 사이사이 하얀 가로등 빛과 취수탑 물탱크 같은 게 드문드문 있었는데, 우리는 밤에 몰래 행군을 하고 있고, 가로등불은 감시초소의 불빛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밤에 간부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차량이 지나갈만한 도로와 교차로에서 경광봉을 들고 도로를 통제해준 점이다. 사실 맨 처음 출발할 때 경광봉을 든 간부들은 완전군장 하지 않은 걸 보고 '저 사람들은 너무 편하게 가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만일 그 간부들이 완전군장을 하고 차량통제를 했다면 피로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질수도 있고, 병사들 인솔을 잘못해서 사고가 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사들도, 간부들도 저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는거고 그걸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하루전에 썼던 일기와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괜히 부러워하지 말고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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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RIVAL 



  이제 행군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계속 낯선 풍경만 봐오다가 저 멀리 부대 주둔지의 불빛이 보이고, 근처의 모습은 탄약고 경계근무 설 때 멀리 보면 보이던 밭의 모습이었다. 부대에 다 와간다는 것을 깨닫자 너무 반갑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가출했다가 집에 돌아가는 기분도 들고 도착해서 따뜻한 물에 샤워한다음 다리 쭉 뻗고 침대 위에 누워 쉴 생각을 하니 아주 설렜다.
  
  위병소를 통과하니까 몇몇 병사, 간부들이 마중을 나와 환영해주는 게 보였다. 책상을 몇 개 들고 나와서 그 위에 막걸리를 종이컵에 따라 놓았고, 복귀하는 인원들은 한잔씩 집어들고 마시면서 그동안 힘들어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의 막걸리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처음엔 너무 지쳐서 막걸리인 줄 모르고 밀키스인줄 알았다. 시원하고 아주 달달한데다가 살짝 탄산기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건 탄산이 아니라 알콜기였다. 어찌됐든 그 상황에선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뭐든 시원하고 달달하고 액체이기만 하면 만족스럽게 마실 수 있었다. 일부러 아껴서 한모금씩 마시고 중대 인원들 중 거의 마지막으로 집합장소인 연병장으로 갔다.

  잠시 집합해서 인원체크하고 중대 다목적실에 가니까 포도주스 캔 음료와 컵라면이 제공됐다. 난 더운 건 먹고 싶지 않아 포도주스만 챙겼다. 행군할 때 포도주스가 계속 생각나서 입맛을 다셨는데 우연히 그걸 줘서 너무 기뻤다. 그걸 마시고 나서도 거의 600mL정도 남은 수통 물을 벌컥벌컥 다 마셔버렸다. 유격이나 행군 이후에는 아무리 물배를 채워도 행복하고, 물이야말로 최고의 음료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해산하고 그동안 잘 못 봤던 동기들의 얼굴을 보니까 무척 반갑고 좋았다. 같이 고생하면서 행군했을 것을 떠올리니까 더 그랬다. 다들 몰골이 말이 아니고 거지꼴로 거북이 등딱지같이 군장을 멘 모습이 볼만했다. 생활관에 가서 군장을 풀고 짐 정리를 하는데 대대 목욕탕이 열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틀림없이 목욕탕에 사람이 왕창 모일거라고 생각했다. 나와 동기들은 그냥 귀찮으니까 대대 목욕탕 가지 말고 중대에서 씻고 빨리 자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명절에 고속도로가 막히니까 국도로 가는 것처럼, 대대 목욕탕에 사람이 몰린 틈을 타서 사람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대 샤워실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는 계획에 흡족해하며 중대 샤워실로 갔는데, 의외로 샤워실이 초만원이었다. 이대로라면 대대 목욕탕에 사람이 이미 가득 차서 중대에서 사람들이 씻는 걸거라고 예상하고 우리는 약간 실망해서 조금 이따가 씻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다시 생활관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게 귀찮고, 한번도 안 가본 대대 목욕탕 모습을 구경이라도 해보자고 생각하고 같이 아래로 내려갔다. 사람이 가득한지 아닌지는 확인해봐야 아는 거니까.

  정말 의외로, 대대 목욕탕에 있는 인원은 열 명에서 스무 명 사이밖에 안 됐다. 사람들 생각이 다들 비슷한 건지 대대 목욕탕에 온 사람들이 너무 없어서 신기했다. 아무튼 한적하게 씻을 수 있으니까 잘 됐다고 생각하고 재빨리 옷을 벗고 씻으러 갔다.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가만히 허공에 기대어 서서 눈만 감고 있어도 피로가 싹 풀리면서 행복감이 밀려왔다. 때와 함께 피로감도 같이 씻겨나가는 것 같았다.

  씻는 걸 끝내고 중대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동기와 함께 "어깨가 피들스틱 관절같이 삐그덕거리는 것 같다"며 농담을 하면서 생활관으로 돌아왔다. 와서 바로 그 어깨에 파스를 바르고 자리에 누웠다. 금요일이었지만 TV연등따위는 원하지 않았다. 그정도로 피곤했고, 차라리 수면 연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운 좋게도 다음날 기상 시간이 30분 늦춰졌다는 방송이 나와서 기분 좋게 잘 수 있었다. 유격 기간동안 힘든 체조도 하고, 경계도 마구 들어가고, 행군도 했던 스스로가 대견스러웠고, 어떻게 이 짓을 다 버텼는지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필름이 끊기더니 더이상 기억이 나지 않게 됐다. 큰 훈련 하나를 마쳤다는 사실이 정말 든든하게 느껴진다. 아니 잠깐... 이 짓을 내년에 또 해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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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1. 와우..짱! 대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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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일병님
    글 정말 맛있게 매콤하게 잘쓰셨구료!!
    왠지
    찡.. 하네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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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 사진은 흡사 로스트..?
    갠적으론
    노르웨이(참고로,실제 요정의 길-에선 `반왕``촬영지) 풍경 같오~
    기회 만들어 꼭 가보길 강추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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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다음글 올라올 날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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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직 업그레이드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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